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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세상 기획2-잇단 산업재해 실태와 예방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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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김낙성
musum71@tbc.co.kr
2024년 02월 20일

[앵커]
산업재해 발생 사업장 처벌을 크게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시행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법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애매한 법기준에 대한 보완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TBC가 마련한 '안전한 세상' 기획 두 번째 순서,
오늘은 산업현장 실태와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조건들을 김낙성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비디오월]
지난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60대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대구 달성군 건설 현장입니다.

현장에 설치된 거푸집과 비계 등이
4톤 가량의 자재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지면서
작업자가 자재 더미에 깔려 숨졌고
동료 노동자 두 명도 크게 다쳤습니다.

목격자들은 거푸집을 떠받치는
지지대 파이프가 촘촘히 설치되지 않았고
안전 그물망이나 난간도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VCR]
하지만 해당 사업장은 공사금액이 10억 원 정도로
당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트랜스C.G1]
대구고용노동청에 따르면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2년 동안
대구.경북 일터에서 13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트랜스C.G2]
이 가운데 관련법이 적용되지 않는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과 공사대금 50억 원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 사망자가 83명으로
전체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합니다. //

지난달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개정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대구.경북에만 9만 천여 곳, 전국적으로
83만여 곳의 5명 이상 사업장이
적용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노동계는 환영의 뜻을 밝히며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도
조속히 확대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산업재해 사망자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 644명으로 1년전보다 5% 넘게 줄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은정 / 민주노총 대구본부 수석부본부장]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실질적인 경영자가 구속되거나 처벌받은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을 주로 하고 있다 이렇게 지금 보고 있고 오히려 이 법이 조금 더 강화되고 경영자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되는 것 아니냐라는 주장들을 계속 하고 있고요."

하지만 2년동안 유예 기간이 있었지만
50인 미만 사업장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충분한 준비를 못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건설단체는
영세 기업 폐업과 근로자 실직을 우려하며
이달 말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법 확대 시행 유예를 다시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정부는 일단 4월 말까지
50인 미만 사업장 83만여 곳에 대해
'산업안전 대진단'을 진행합니다.

안전보건관리체계를 비롯해 핵심항목 10개를 진단한 결과에 따라 지원센터 컨설팅과 교육 등 맞춤형 재정지원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대구시도 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대상 기업 2만 6천여 곳의 진단 결과를 받아
사업 시행업체를 선정할 방침입니다.

[김형일 / 대구시 재난안전실장]
"위험성 평가 컨설팅, 산업단지별로 찾아가는 안전보건교육 그리고 대구시 발주공사장에 대한 안전 컨설팅 사업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해당 기업들은 경제적인 이유와 함께
모호한 법 기준이 현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C.G1]
지난해 8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의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 89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0%가 중대재해처벌법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

[C.G2]
그 이유는 '전문 인력 부족' 35.2%와
'예산 부족' 27.4%에 이어
'의무 이해 어려움'이 22%로 나타났습니다. //

기업들은 명확한 법 시행 관련 설명자료와 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나원준 /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중대재해처벌법이) 실행력 있는 제도로 안착을 시키려고 하면 필요한 것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굉장히 등한시했다. (그래서)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내가 아는 게 없다. 법률 서비스를 보면 다 대기업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우여곡절 끝에 중대재해처벌법이
5인 이상 50인 미만 기업까지 확대 시행됐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TBC 김낙성입니다.
(영상취재:김남용.김영상.고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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